[더 게임 오브 데스]
# 스노보드
겨울만 되면 스노보드에 몸을 싣고 눈 위를 달리는 그대. 차가운 공기와 새하얀 풍경을 빠르게 가로질러 내려가는 그 기분은 어디에도 비할 바 없죠. 그런데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있는 그 스노보드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오늘은 스노보드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흥미로운 스토리와 갖가지 뒷얘기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올겨울 스키장에서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며 ‘인싸’로 등극할 당신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지네요.

오늘날의 많은 스포츠들은 과거 인류의 생존 기술을 토대로 발달했습니다. 스노보드 또한 마찬가지죠. 눈으로 뒤덮인 산악지대를 누비며 사냥을 해야 했던 사람들은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이동수단이 필요했어요.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에서 뜀박질로 사냥감을 쫓는 일은 쉽지 않았을테니까요.
기록에 남아있는 스노보드의 초기 모습은 긴 널빤지에 밧줄이 달려 있는 형태였습니다.1950년대 미국 산악지대에 살던 사냥꾼들이 애용했죠. 널빤지 위에 서서 줄을 손을 쥐고 중심을 잡으며 사냥을 다녔을 겁니다. 어찌 보면 살짝 썰매에 가까운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스노보드가 레저스포츠로서 첫 발을 디딘 건 1965년입니다. 미시건 주 출신의 엔지니어 셔먼 포펜(Sherman Poppen)이 처음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죠. 딸에게 줄 선물로 눈에서 탈 수 있는 서핑보드를 구상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해요. 그는 자신의 스키 2개를 볼트로 연결한 뒤 몸을 옆으로 돌려 타는 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스노’와 ‘서퍼’를 합친 ‘스너퍼(Snurfer)’는 그렇게 탄생했고, 출시 이후 엄청난 인기를 받으며 15년 동안 무려 75만개가 팔려나갔죠.

포펜이 스노보드의 아버지라면 이를 산업 영역에 안착시킨 인물은 코넬대학교 출신의 디미트리에 밀로비치(Dimitrije Milovich)입니다.
눈이 쌓인 뉴욕의 언덕을 쟁반에 올라타 내려가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그는 윈터스틱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현재 사용하는 형태와 같은 스노보드를 만들어내게 되죠.
이때 만들어진 제품들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 11개국에서 판매됐지만, 후속 제품 개발에 애를 먹고 적자가 쌓이면서 안타깝게도 1980년대 말에 이르러 문을 닫고 맙니다.
다행히도 밀로비치의 뒤를 이은 선구자들이 등장했죠. 제이크 버튼 카펜터(Jake Burton Carpenter)가 대표적입니다.
포펜이 만든 스너퍼를 10대 때 처음 접한 그는 제품의 보완점을 파악하고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노보드를 개발해냈습니다. 평형 유지를 가능하게 만드는 핀, 장거리 주행과 높은 언덕 점프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 부츠 등이 이때 탄생했죠. 이를 계기로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사라지면서 스노보드는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스케이트보드 챔피언 출신의 톰 심스(Tom Sims)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는 스케이트보드에 이어 1983년 스노보드 세계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자신의 회사인 ‘심스 스노보드’를 세워 많은 제품들을 만들어냈죠.
1985년에는 영화 ‘007 뷰 투 어 킬’에서 주요 스노보드 스턴트 대역으로 참여해 스노보드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고요.

[스노보드 개발과 대중화에 공헌한 제이크 버튼 카펜터]
이처럼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스노보드는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독립된 스포츠 장르로 대중화되기까지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었죠.
상대적으로 역사가 길고 인지도가 높았던 스키의 텃세(?)가 그 첫 번째 장벽이었습니다. 당시 부유한 이들의 고상한 취미에 가깝던 스키와 달리 파격적인 패션과 장비, 자유분방한 액션이 특징인 스노보드는 스키어들에게 좋은 시선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스노보드를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었던 1980년대 중반까지도 북미 지역의 많은 스키장들이 스노보드 출입을 금지했죠. 그렇지 않은 일부 스키장들도 일종의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스노보드를 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치사한 처사들도 스노보드의 앞길을 막진 못했죠. 세계적인 선수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하프파이프의 개발과 함께 그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볼거리도 늘어났습니다. 이를 볼 수 있는 대회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죠.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스키장으로 향했고,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으면 사계절 눈이 있는 나라로 날아가서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스노보드는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에 이릅니다.
반세기 넘는 스노보드사(史)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이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스피드를 다투는 ‘대회전’, 기술 완성도를 심사하는 ‘하프파이프’가 나가노 대회에서 처음 선을 보였습니다.
현재는 기물과 점프대를 활용해 연기를 펼치는 ‘슬로프스타일’, 다양한 지형지물 코스에서 레이스를 벌이는 ‘스노보드 크로스’, 큰 점프대를 도약해 묘기를 선보이는 ‘빅에어’ 등으로 더욱 세분화됐죠.
[더 게임 오브 데스]
# 스노보드
겨울만 되면 스노보드에 몸을 싣고 눈 위를 달리는 그대. 차가운 공기와 새하얀 풍경을 빠르게 가로질러 내려가는 그 기분은 어디에도 비할 바 없죠. 그런데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있는 그 스노보드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오늘은 스노보드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흥미로운 스토리와 갖가지 뒷얘기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올겨울 스키장에서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며 ‘인싸’로 등극할 당신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지네요.
오늘날의 많은 스포츠들은 과거 인류의 생존 기술을 토대로 발달했습니다. 스노보드 또한 마찬가지죠. 눈으로 뒤덮인 산악지대를 누비며 사냥을 해야 했던 사람들은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이동수단이 필요했어요.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에서 뜀박질로 사냥감을 쫓는 일은 쉽지 않았을테니까요.
기록에 남아있는 스노보드의 초기 모습은 긴 널빤지에 밧줄이 달려 있는 형태였습니다.1950년대 미국 산악지대에 살던 사냥꾼들이 애용했죠. 널빤지 위에 서서 줄을 손을 쥐고 중심을 잡으며 사냥을 다녔을 겁니다. 어찌 보면 살짝 썰매에 가까운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스노보드가 레저스포츠로서 첫 발을 디딘 건 1965년입니다. 미시건 주 출신의 엔지니어 셔먼 포펜(Sherman Poppen)이 처음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죠. 딸에게 줄 선물로 눈에서 탈 수 있는 서핑보드를 구상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해요. 그는 자신의 스키 2개를 볼트로 연결한 뒤 몸을 옆으로 돌려 타는 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스노’와 ‘서퍼’를 합친 ‘스너퍼(Snurfer)’는 그렇게 탄생했고, 출시 이후 엄청난 인기를 받으며 15년 동안 무려 75만개가 팔려나갔죠.
포펜이 스노보드의 아버지라면 이를 산업 영역에 안착시킨 인물은 코넬대학교 출신의 디미트리에 밀로비치(Dimitrije Milovich)입니다.
눈이 쌓인 뉴욕의 언덕을 쟁반에 올라타 내려가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그는 윈터스틱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현재 사용하는 형태와 같은 스노보드를 만들어내게 되죠.
이때 만들어진 제품들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 11개국에서 판매됐지만, 후속 제품 개발에 애를 먹고 적자가 쌓이면서 안타깝게도 1980년대 말에 이르러 문을 닫고 맙니다.
다행히도 밀로비치의 뒤를 이은 선구자들이 등장했죠. 제이크 버튼 카펜터(Jake Burton Carpenter)가 대표적입니다.
포펜이 만든 스너퍼를 10대 때 처음 접한 그는 제품의 보완점을 파악하고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노보드를 개발해냈습니다. 평형 유지를 가능하게 만드는 핀, 장거리 주행과 높은 언덕 점프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 부츠 등이 이때 탄생했죠. 이를 계기로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사라지면서 스노보드는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스케이트보드 챔피언 출신의 톰 심스(Tom Sims)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는 스케이트보드에 이어 1983년 스노보드 세계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자신의 회사인 ‘심스 스노보드’를 세워 많은 제품들을 만들어냈죠.
1985년에는 영화 ‘007 뷰 투 어 킬’에서 주요 스노보드 스턴트 대역으로 참여해 스노보드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고요.
[스노보드 개발과 대중화에 공헌한 제이크 버튼 카펜터]
이처럼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스노보드는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독립된 스포츠 장르로 대중화되기까지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었죠.
상대적으로 역사가 길고 인지도가 높았던 스키의 텃세(?)가 그 첫 번째 장벽이었습니다. 당시 부유한 이들의 고상한 취미에 가깝던 스키와 달리 파격적인 패션과 장비, 자유분방한 액션이 특징인 스노보드는 스키어들에게 좋은 시선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스노보드를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었던 1980년대 중반까지도 북미 지역의 많은 스키장들이 스노보드 출입을 금지했죠. 그렇지 않은 일부 스키장들도 일종의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스노보드를 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치사한 처사들도 스노보드의 앞길을 막진 못했죠. 세계적인 선수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하프파이프의 개발과 함께 그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볼거리도 늘어났습니다. 이를 볼 수 있는 대회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죠.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스키장으로 향했고,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으면 사계절 눈이 있는 나라로 날아가서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스노보드는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에 이릅니다.
반세기 넘는 스노보드사(史)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이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스피드를 다투는 ‘대회전’, 기술 완성도를 심사하는 ‘하프파이프’가 나가노 대회에서 처음 선을 보였습니다.
현재는 기물과 점프대를 활용해 연기를 펼치는 ‘슬로프스타일’, 다양한 지형지물 코스에서 레이스를 벌이는 ‘스노보드 크로스’, 큰 점프대를 도약해 묘기를 선보이는 ‘빅에어’ 등으로 더욱 세분화됐죠.